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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서평

개발자로 살아남기 (박종천 저, Golden Rabbit)

by 카펀 2022. 1. 17.

개발자로 살아남기 - 박종천 저.

페이스북 생활코딩 그룹에서 소개하는 글을 보고 바로 교보문고에서 책을 주문했다.

내가 읽었던 소개글은 아니지만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여기로.

 

막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한 나에게 필요할 지도 모르는 책이, 우연히도 올해 1월 1일에 막 새로 나왔다. 이 책은 저자 박종천 님이 약 30년간 개발자로써 커리어를 이어 가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여러 회사를 거쳐 오며 느낀 점을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서술한 책이다.

개발자의 30년 커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사실 난 그것보다도 더 오래 개발자를 하고 싶다... ㅎㅎ), 첫 10년은 성장하는 10년, 그 다음 10년은 리드하는 10년, 마지막은 서포트하는 10년으로 소개되고 있다.

 

성장하는 10년은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햇병아리 개발자로써, 나는 현업 개발 과정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단순히 어떤 언어를 써봤고, 어떤 프레임워크에 익숙하다 정도의 레벨이 아니라, 수많은 개발자들이 어떻게 팀을 이루고, 그 팀에게 어떻게 과제가 주어지며, 이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하는지, 중간에 생기는 문제점과 갈등은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첫 10년에 대한 소개는 나에게 굉장히 와닿았다.

좋은 개발자란 어떤 개발자일까? Java를 잘 하는 개발자? Spring을 이용한 백엔드 개발자? 물론 이런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일 수는 있지만, 좋은 개발자가 이런 개발자는 아니다. 즉 Java를 잘 아는 개발자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개발자의 범주는 넓었는데, 기초 CS 지식이 탄탄하며, 다방면에 능한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우는) π)자형 인재 되기, '크리티컬 씽킹' 하는 사람이 좋은 개발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요약하자면 기본이 탄탄한 상태에서, 주변에서 하는 모든 일에 '왜?'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움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면 좋은 개발자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인상 깊은 말은 '도구를 사랑하지 말라' 였다. 업계는 빠르게 변하고, 몇 년 전에는 쓰이지 않았거나 존재조차 하지 않던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가 지금은 대세가 되어 있다. 따라서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어떤 내용을 학습할지 주도면밀하게 관찰해야 하는데, 특정 언어나 툴과 사랑에 빠지면 이러한 관찰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Java, Kotlin, IntelliJ 등 특정 언어와 IDE, 라이브러리가 최고! 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막연히 거부감을 가지던 프론트엔드 개발, JavaScript 등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필요하다면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고객이 원하는 제품 개발하기, 30년을 실천할 개발 주기 등에 대한 소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뭐든 처음 배울 때 잡는 자세가 평생 가는 법이다. 스키를 탈 때도, 군대에서 사격을 배울 때도 그랬고, 개발자로써 역량을 키우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첫 10년을 잘 보내야 30+년 커리어를 잘 보낼 수 있다.

 

리드하는 10년은 프로젝트 리더 혹은 PM (product / project manager) 정도의 시니어 개발자를 의미한다. 한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소속된 개발자들을 관리하거나 이끌고, 룰을 만든다. 이것 역시 내가 나중에 경험해 보고픈 커리어 패스라고 생각한 만큼,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다. 특히 공감 가는 부분은, 행복을 만드는 피플 매니저라는 부분이었다. 회사에서 근무자가 행복해야 회사도 이득을 본다. 행복한 근무자는 업무에 더욱 열정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더 좋은 성과를 만들 것이다. 또한, 귀중한 인재가 유출되는 경우 역시 막을 수 있다.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행복한 개발자가 되고자 하는 나에게, 리드하는 개발자로써 이런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용은 너무나도 공감되고 기억에 남았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분야라서 막연히 읽으며 그렇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지만, 그만큼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금 곱씹어 읽어 보고 싶은 내용이었다.

 

서포트하는 10년은 비즈니스적 역량을 의미한다. 인재 채용, 사업 구상, 조직 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내가 몇 번 해봤던 채용 문화와 조직 문화는 특히 재밌게 읽었다. 좋은 개발자를 뽑는 기준은 무엇일까? 최근의 문화는 코딩 테스트 -> 기술 면접 -> 컬쳐핏 면접 정도의 과정을 거친다. 경력직이거나 일부 신입 채용의 경우 코딩 테스트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면접은 보통 필수로 들어간다. 하지만 알고리즘 문제를 잘 풀고, 전공 지식을 잘 알고 있거나 (신입), 전 회사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해서 (경력) 이 사람이 좋은 개발자일까?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회사들은 그때 그때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며, 최고의 인재를 모시기보다는 최악의 인재를 걸러내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내 생각과 공통 부분이 많아서 읽는 중간중간 재미있었고, 약 20년 후에 채용 면접관으로 들어간 내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또, 사내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이러한 내용을 다루니 공감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 규모 대비 많은 사람이 나가고 들어오는 회사는 사내 문화를 잘 지킬 수 있을까? 사내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좋은 사내 문화란 무엇일까? 이 역시 마찬가지로 정답은 없지만 책에서 박종천 님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개발자의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관리가 아닐까. 회사에서 업무 중에, 퇴근하고 자기 개발 중에,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는 어떻게 돈을 쓰는지와 같다.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다. 나는 현재 출퇴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고, 이 시간동안 피로감까지 더해져 추가적으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아직 회사에서 일에 많이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중에는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 속에서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책을 통해 박종천 님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성공하고자 하는 모두에게 포함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며, 늘 그렇듯 이는 머리로는 알아도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려운 법. 나도 당장 내일부터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래서 나같은 완전 신입 개발부터 시작해서, 이미 현업에 몇 년 이상 있었던 개발자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이르면 이를수록 좋고,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는 바가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6개월에 한 번씩 읽어보면서 내 개발자 커리어의 방향성을 잡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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