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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기타

2021년 회고

by 카펀 2021. 12. 27.

//회고는 스스로 돌아보며 기록하는 성격이 강한 글이므로 편한말로 작성하였습니다.

 

2021년은 나에게 가장 변화와 도전이 많은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였으며, 연말에는 감사하게도 좋은 곳에서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매일 갈 곳 없이 집에서 혼자 스스로를 디렉팅해야 했고, 수많은 번아웃과 실패를 겪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점점 더 심해져서, 사람을 만날 기회는 줄어만 갔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쉬어 가며 취준을 진행하였고, 틈이 나는 대로 사람들을 만나며 심적 여유를 찾기도 했다.

그렇기에 연말이 되어 한 해를 돌아보니 힘들었다기보다는 뜻 깊은 한 해로 기억되는 것 같다.

 

개발자로써

내 개발자로써의 경험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올해는 대학을 졸업하고, 올타임 취준생(백수)이 되어 한 해를 거의 취준을 하며 보냈다.

그 시작은 2월에 있었던 졸업식이다. 물론 중간에 휴학도 했지만, 이제 졸업을 했으니 정말 취업 준비에 최선을 다 해야 하는 때라고 느꼈다.

 

주저하는 성격 탓에 많은 경험을 하지는 못했지만, 인하대는 나에게 뜻깊은 고마운 곳이다.

사실 졸업을 했지만, 느껴지는 감정이라면 첫째는 막막함, 둘째는 걱정이었다.

나는 학교 재학 중에 진지하게 취업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해 본 적이 없었다. 4학년 2학기 때 처음 코딩 테스트를 봤고 (2020 상반기 카카오 채용연계형 인턴십), 2시간 반 동안 1솔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네트워크 수업은 듣지도 못했으며, 대부분의 중요한 전공과목에서 들은 내용도 와닿지 않았다. MySQL? 간단한 SQL만 알았다. NoSQL, Spring? 뭔지도 몰랐다. 그만큼 개발에 관심을 덜 가지고 살았고, 이제서야 관심을 가지고 쫓아가려니 막막하기만 한 것이다.

2020년 하반기에 5학년 1학기 (9학기)를 다니며 코딩 테스트 준비만 간신히 시작했고, 그마저도 통과한 적은 없었다. 네이버, NHN, 카카오 등 쟁쟁한 회사들의 코딩 테스트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졸업을 하고,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고, 면접에서 나를 차별화한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힐 리가 없다.

무작정 전공 수업을 들으며 봤던 자료구조 책을 봤지만, 와닿지 않았다.

 

그러던 중, 동생이 잠시 필요했던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나동빈 님의 이것이 취업을 위한 코딩 테스트다 with 파이썬 이라는 책인데, 제목만 봐서는 Python을 모르면 책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C++와 Java 코드도 해설로 제공한다.

이 글은 책 소개를 위한 글은 아니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코딩 테스트를 접근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실제로 내 블로그에 보면 이 책을 읽으며 작성한 수많은 글이 있다.

 

블로그에 적은 각종 알고리즘 관련 글. 직접 쓰면서 더 잘 이해하는 나는 이렇게 내가 이해한 내용을 블로그에 적으며 공부했다.

이 책을 읽으며 코딩 테스트에 필요한 알고리즘, 코딩 테스트의 유형 등을 확실히 익혔고, 백준에서 관련된 여러 문제를 풀며 실력을 키웠다.

이 외에 코딩 테스트에 도움이 된 요소가 한 가지 더 있다. GitHub에서 찾은 Code-Test-Study 레파지토리를 통해 매주 4문제씩 문제풀이를 진행했다. 매주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던 것은 아니지만, 밀린 문제를 몰아서 풀기도 하고, 가끔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새로 공부도 하며, 문제 추천 효과를 쏠쏠히 봤다. 지금은 더 이상 새로운 문제가 추가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올라와 있는 문제 (내가 추천한 문제들도 몇 있다.)들을  풀어 보는 것도 좋다.

 

아무튼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게 되었다. 코딩 테스트만 잘 해서는 취업에 성공할 수 없지만, 취업에 성공하려면 코딩 테스트는 잘해야 하니까.

언어로는 Python이 코딩 테스트에 아주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지만, 기존에 익숙한 C++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컴퓨터공학 전공자라면 C 또는 C++는 아주 익숙해야 하는데,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겼고, 이에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며 C++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고자 하였다.

 

그렇게 2021년 상반기 여러 회사들로부터 서류탈락 혹은 코딩테스트 탈락 통보를 받던 중, 나에게 첫 코테 합격 및 면접 일정 소식이 날아왔다.

 

생애 첫 회사 면접 일정이 잡히게 되었다.

크래프톤의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고, 1차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것이 5월 말의 일이다. 첫 면접이었고, 첫 온라인 면접이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도 막연했고, 구체적인 지식도 부족했다. 그냥 서버 프로그래밍을 해 보고 싶다, 정도로만 생각하여 지원했고, 운 좋게 코딩 테스트를 통과한 정도였다.

면접에서 물어보시는 MySQL 사용 경험은 당연히 없었고, NoSQL은 개념만 어렴풋이 알았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몰랐다.

그렇게 면접에서 탈락하게 되었지만, 첫 면접은 나에게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되었다.

 

이때쯤 FE, BE의 개념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다. Front-end 개발자란 무엇이고, 어떤 기술 스택을 주로 사용하는 추세이며, 어떤 일을 담당하게 되는가? Back-end는 어떤 개발자를 의미하며, 주로 어떤 분야가 존재하고, 어떤 경험이 중요한가?

이러한 질문을 하며 점차 현업에서의 개발자가 어떤 모습인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취업을 결심한 이래, 개발자로써 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시기 역시 이 즈음이었다.

나는 이때부터 지원 노선을 BE 서버개발자로 정하고, 서버 개발자는 무엇이 중요한지 찾아보았다.

언어는 Java, Kotlin, Python이 주로 쓰이고, Spring, Django, .Net 등의 프레임워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RDB와 Redis, MongoDB 등의 NoSQL 관련 지식 역시 필요함을 알았다.

필요한 지식을 파악했으며 이는 나의 취업 전략에 구체성을 더해 주었다.

 

이후 8월에 한 차례 더 면접 탈락을 경험하며, 채용 공고가 가장 많이 올라오는 하반기가 되었다.

지금까지 지원한 모든 기업을 월별로 구분하여 보관하고 있는데, 지원한 회사 수가 9월이 가장 많았다.

 

2021년 한 해 동안 지원한 입사지원서 모음. 다 합해서 약 50개 정도 된다.

9월을 맞이하며 나에게는 두 가지 생각이 공존했다.

'이제 코딩 테스트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최우선순위는 웹 서비스 중심 기업의 서버 개발자로 입사하는 것이었다. 즉 위에서 네오플, 라인, 카카오 + 10월에 지원한 NHN의 BE 개발 직무가 최우선이 되었다.

개발자가 중심인 회사를 원했고, 수평적인 문화를 가진 회사를 원했으며,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원했다. 따라서 금융업계나 (삼성을 제외한) 국내 유명 대기업의 전산직무 등에는 지원하지 않았다.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선호도일 뿐이고, 절대 다른 회사나 사람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다.)

 

역시 여러 회사에서 서류 탈락과 코테 탈락을 하는 와중에, 몇몇 회사에서 코테 통과를 하였고 면접 및 필기 테스트 준비를 하게 되었다.

이 때 굉장히 좋은 인연을 만들게 되었다. 나는 이것을 올 하반기 최고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상반기에서 코테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네이버에서 하반기에는 코테에 합격하게 되었고, 1차 면접을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까지 준비한 다른 면접과는 달리 네이버는 좀 더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면접 준비를 하고 싶었고, 우연히 오픈톡방에서 면접 스터디를 찾아 참여하게 되었다.

 

디스코드를 중심으로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게 되었다.

면접 스터디는 정말 매우매우 추천하고 싶다. 의도만 변질되지 않는다면, 면접 준비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스터디원들과 취준 중 공감대를 공유하며 스트레스 해소 및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스터디를 통해 다른 네 명의 훌륭한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 중 몇 분은 실제로 오프라인에서도 뵈었다. 이 분들과 함께 면접을 준비하며 CS 지식 공부, 말하기 스킬 등등을 매우 큰 폭으로 보강할 수 있었다. 여기서 모의 면접을 진행하며 면접 중에 내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이는 네이버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에서의 면접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나는 CS 기본 지식이 강하고, C++에 익숙하며,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개발자가 되었다. 이 정도면 나를 찾는 회사가 있을 법 하다고 생각할 무렵, 실제로 최종 합격까지 경험하게 되었다.

 

이미 여러번 올렸지만... ㅎㅎ;

만족할 만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어 기쁘고, 이렇게 하반기 및 기약 없는 백수 취준 과정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지원했던 자세한 얘기는 별도의 글을 작성해 두었으니 거기서 확인할 수 있다.

나 개인으로써

2021년은 취준이 중심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나'라는 사람 자신에 대한 회고 역시 말하고 싶은 것이 적지 않다.

2021년은 스스로의 성실성과 나태함을 점검할 수 있는 해였고, 건강에 대해 돌아보는 해가 되었다.

 

취준을 하며, 나는 스스로가 얼마나 성실해질 수 있고, 얼마나 나태해질 수 있는지 느꼈다.

성실할 때는 매일 최소 알고리즘 문제를 1개 이상 풀도록 노력했다. 또는 GitHub에 무언가 commit을 할 거리를 만들도록 하였다 (Spring 공부 등).

흔히 잔디를 심는다고 하는, GitHub에 1일 1커밋하기는 하지 않았다. 이런 목표를 세우면 공부를 했다는 표시의 커밋이 아니라, 커밋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주객전도 상황이 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021년 나의 GitHub commit 내역

이러한 잔디밭을 통해 내가 언제 성실했고 언제 나태했는지 쉽게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테 공부를 집중적으로 한 만큼 잔디가 많이 심어졌고, 실제로 문제해결 실력이 많이 늘었다.

여름에는 많이 나태했다. 1주일 내내 무기력할 때도 있었고, 의욕이 들지 않았다. 사실상 올해 가장 큰 번아웃 기간이 아닌가 싶다. 중간중간 HTML + CSS 공부, Spring Boot 공부 등을 했지만, 연이은 상반기의 채용 탈락 소식에 많이 지쳐 있었고, 쉴 시간이 필요했다.

하반기 9월~10월에는 다시금 열심히 하고자 하였다. 색을 보면 상반기에 비해 진한 색의 비율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는데, 문제를 푸는 날이면 2~3문제씩 풀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반기에 쌓은 실력을 이 시기에 굳힌 것 같다.

이후에는 면접 준비 및 입사로 인해 커밋 내역이 없다. 사실 이것도 핑계에 불과한데, 공부하려면 얼마든지 더 공부할 수 있었다. DB, Java, Spring 등등... 하지만 하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하반기 취준 과정 진행 후에 쉴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또 하나 올해에 느낀 것은 건강 관련된 일이다.

IBM에 합격 통보를 받기 며칠 전부터 (NHN 필기 시험 보는 날부터) 몸에서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 몸살 감기인 줄 알았는데, 피검사를 해 보니 간 수치가 높게 나왔고 무언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이 의심되었다. A형 간염이 의심되었지만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고, 치료를 위해 약 1주일간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하며 치료를 받았다. 아직도 원인은 모르지만, 입원하여 해열제와 항생제 등을 맞으며 치료를 하였고 다행히 입사 날짜 이전에 퇴원하였다.

고열로 인한 후유증인지 청력에 한동안 이상이 왔었는데, 음이 기존에 들리는 것과는 다르게 들렸다. 음악 등이 평소보다 몇 톤 높게 들렸고, 이에 퇴원 후 귀 전문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이 음 왜곡 현상은 다행히 시간이 지나며 사라졌지만,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통해 내 청력이 손상된 편임을 알게 되었다. 또, 만성으로 가지고 있는 역류성 식도염, 거북목 및 허리 통증 등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매일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다 보니 눈까지 피로해지는 상황이다. 보는 것, 먹는 것, 듣는 것을 모두 조심해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년에는

이렇게 개발자로써, 나 개인으로써 2021년을 돌아보았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고,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살았던 인생 중 가장 도전을 많이 하고, 성취한 해가 아닌가 싶다. 물론 취업에 실패했다면 이런 평가를 내리기 어려웠겠지만, 결과를 제외하고 생각하더라도 개발자로써 가장 큰 성장을 한 해이고, 스스로 주도하는 경험을 한 해이다.

 

2022년 역시 개발자로써, 개인으로써 성장 목표를 정해 보았다.

 

개발자로써:

  • Java 공부: 단순 문법 공부뿐만 아니라, 무엇이 어떻게 구현되어 있고 왜 그런지 세세하게 공부하기. 이는 현재 업무에서도, 앞으로 BE 개발자로써도 Java가 매우 중요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 Kotlin 공부: Kotlin은 현재도 상당 부분에서 Java를 대체하고 있고, Java와 100% 호환이 된다. 따라서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Kotlin을 공부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MySQL 공부: DB의 이론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공부했지만, 실제로 DB를 다루어 본 경험이 적다. 많은 쿼리를 읽고 작성하게 될 것인데, DB 역시 BE 개발자로써 많은 부분에서 접하게 될 내용이므로 이를 공부하여야겠다.
  • AWS Cloud Practitioner 자격증 취득: 직무와 당장 큰 연관은 없지만, 큰 맥락에서 봤을 때 관련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cloud 분야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 Open source contribution: GitHub에서 오픈 소스 참여는 해 보고 싶지만, 아직 막연하여 참여해본 것이 없다. 2022년에는 더 적극적으로 오픈 소스 생태계에 참여하고 싶다.
  • 알고리즘 문제풀이 및 코딩 테스트 참여: 알고리즘 문제풀이는 개발자의 기초 체력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취업한 이후에도 꾸준히 문제풀이를 통해 알고리즘의 감을 유지하여야겠다.

개인으로써:

  • 건강 챙기기: 몸이 건강해야 일도, 생활도 원활히 할 수 있다. 운동도 하고, 눈, 귀, 허리, 목 등이 상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자.
  • 스케줄 및 자기관리 잘하기: 2022년은 회사에서 현업을 경험하는 첫 해인 만큼, 내 일정과 업무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기존에 자기관리 및 스케줄 관리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므로 이를 보완하자.
  • 적극적인 개인공부: 회사 업무가 바빠도, 개인적인 성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위에서 적은 개발자로써의 2022년 목표를 따르도록 노력하자.

새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하며 적응할 2022년이 매우 기대된다. 2021년의 핵심 키워드가 "취준" 이었다면, 2022년에는 "주니어 개발자" 가 되었으면 한다. 2022년에는 2021년보다 더 많이 발전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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